개요 및 전곡 감상
현성
Sep 16, 2024
1
◈ 멀리 있는 연인에게 An die ferne Geliebte op. 98
이 곡은 유대계 체코 출신의 의사이자 시인이고 극작가였던 알로이스 야이텔레스(Alois Isidor Jeitteles, 1794-1858)가 보내준 시를 텍스트로 삼았다.
야이텔레스는 체코의 브륀(지금의 브루노) 지역에 창궐했던 콜레라를 헌신적으로 치료한 젊은 의사로 유명했고, 자기 사촌과 함께 브륀신문과 <시오나>라는 주간지를 발행하면서 왕성하게 문필가와 시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런 매체를 통해서도 베토벤이 그를 잘 알고 있었을 개연성도 있지만, 아무튼 그의 인도주의 정신에 감명 받은 베토벤이 편지로 격려한 일이 있었는데, 이 일
이 계기가 되어 야이텔레스에게서 연작시를 답례로 받았고(1815년), 그 시에 곡을 붙인 작품이 1816년에 완성된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이다. 결과론적인 것이긴 하지만 음악이 붙을 것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연작시일 개연성도 충분하다.
주로 테너가 부르는 이 가곡집은 베토벤이 완성한 유일한 가곡집이라는 의미 말고도, 독일 가곡 사상 최초의 연가곡집이라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이 연가곡은 슈베르트, 슈만, 카를 레뵈 등 연가곡으로 유명한 독일 낭만파 작곡가들의 전범(典範)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 후원자 가운
데 한 사람인 요제프 프란츠 폰 로브코비치(Joseph Franz von Lobkowitz)공작에게 헌정 되었다.
어떤 이견도 없이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사실은 이 연가곡이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들이 시도했던 예술적 리트(lied)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 담겨져 있는 낭만적인 울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아름다움과 고독이 곧 낭만주의 시대 연가곡(song cycle)의 효시라는 것이다.
베토벤은 6곡의 노래를 이어서 연주하도록 반주를 연결하여 결합했다. 가사의 초반에는 연인과 헤어져 있는 괴로움을 토로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그 고통과 안타까움은 “사랑의 노래 앞에서는 모든 공간과 시간이 사라지고, 그러면 내 사랑은 그대의 사랑에 닿을 수 있으리”
라는 희망으로 옮겨가고, 마지막 6곡에서는 멀리 있는 자신의 연인도 이 노래를 함께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된다.
1. Auf dem Hügel sitz ich spähend
언덕 위에 앉아 바라보네.
2. Wo die Berge so blau
산들이 그렇게 푸르른 곳
3. Leichte Segler in den Höhen
높이 떠 있는 가벼운 구름아
4. Diese Wolken in den Höhen
높은 곳에 떠 있는 구름아
5. Es kehret der Maien, es blühet die Au’ 5월이 돌아오고 목장엔 꽃이 피네
6. Nimm sie hin denn, diese Lieder
이 노래들을 들어다오,
댓글
Please login to write a comment. Login
Comments
Loadin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