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정표 (Der Wegweiser)
현성
Sep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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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정표 (Der Wegweiser)
피아노의 낭랑한 반주는 발걸음의 리듬을 지니고 있지만, 남들이 다니는 큰 길을 피해 좁은 산길이나 눈 덮인 계곡을 따라 방랑을 계속하는 젊은이의 어두운 심정을 담은 노래는 단순하고 간결하면서도 비통하고 무겁다. 슈베르트가 마지막까지 손보고 있던 곡이 이 '이정표'라고 전한다. 슈베르트의 전 가곡 중에서도 굴지의 명곡에 속한다. 담담하게 흐르는 속에 체념같은 것이 담겨있어서 아주 뜻이 깊다. 전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비할데 없는 효과를 내고있다. 큰 변화를 가진 유절가곡으로 보아도 좋고, 통작형식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Was vermeid' ich denn die Wege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Wo die ander'n Wand'rer geh'n
왜 나는 피하는 걸까
Suche mir versteckte Stege
숨은 길을 찾기 위해
Durch verschneite Felsenhöh'n?
왜 눈 덮인 높은 절벽을 지나는 걸까?
Habe ja doch nichts begangen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Daß ich Menschen sollte scheu'n
사람들에게 부끄러워 해야할
Welch ein törichtes Verlangen
어떤 어리석은 욕망이
Treibt mich in die Wüstenei'n?
나를 황무지로 내모는 걸까?
Weiser stehen auf den Straßen
길 한 모퉁이에 이정표가 서있어
Weisen auf die Städte zu
마을로 가는 길을 가리키네
Und ich wandre sonder Maßen
그리고 나는 쉼 없이 걸으며
Ohne Ruh' und suche Ruh'
휴식도 없이 평안을 찾는다
Einen Weiser seh' ich stehen
이정표 하나가 내 앞에 서 있네
Unverrückt vor meinem Blick
꼼짝도 않고 내 앞에 서 있네
Eine Straße muß ich gehen
나는 그 길을 가야만 하네
Die noch keiner ging zurück
그 누구도 돌아오지 않은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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