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및 전곡 감상

현성
Sep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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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나그네 Winterreise D. 911

가곡집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와 동시대의 詩人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전부 24곡의 가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편에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그 중엔 "보리수"나 "우편마차", "봄의 꿈"과 같이 단독으로도 불리어지는 몇
개의 유명한 노래가 포함되어 있으나, 실은 그들 노래를 따로 들어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
다.

슈베르트가 1827년 그의 나이 30세 때 작곡한 작품이다. 연가곡이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완결적 구성체를 가진 가곡 모음을 뜻한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를 작곡하기 4년 전인 1823년 뮐러의 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에 곡을 붙여 연가곡을 발표한 바 있다.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청춘의 서정과 아름다움이 듬뿍 담긴 작품이지만 <겨울 나그네>는 음울하고 어두운 정서가 가득한 비극적인 노래집이다. 슈베르트는 다가올 죽음을 예감한 듯 가난에 시달리며 고독한 삶을 살고 있었고, <겨울 나그네>를 완성한 이듬해 1828년에 가난과 병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 연가곡집은 실연을 해서 살 희망을 잃은 한 청년이 눈보라치는 겨울에 정처 없이 여행을 떠나 방황하며 거기서 체험한 여러가지의 일을 노래로 나타내는 상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절망적인 곡조로 일관되어 있는데 그 기분은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어두워져 마지막 곡 "거리의 악사"는 찬 날씨에 거리에 서서 수동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늙은 거리의 악사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것을 쓸 무렵 슈베르트는 가난과 질병의 어려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불우한 삶을 이 "거리의 악사"에 투영시켜 나타내고 있다.

추운 겨울에 슈베르트가 한동안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자 모두가 객사하지나 않았나 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 한 뭉치의 악보를 들고 나타나서는 친구들을 그의 집으로 불러모아 전곡을직접 연주하였다. 그때 그의 친구들은 곡이 너무 어두워서 싫은데 그 가운데서 5번 째곡(보리수)은 좋다고 말했다. 그때 슈베르트는 "나는 이곡 모두를 사랑하는데 너희들도 언젠가는 모두 좋아하게 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오늘에 와서는 모든 성악가들은 한번쯤은 이 전곡을 무대에서 불러 보는 것이 꿈처럼 되었다.

음악적으로는 유려한 선율과 피아노 반주가 두드러지게 충실하다는 것이 특징으로 되어 있다. 특히 복잡한 심리묘사를 뛰어나게 표현한 반주부에 대한 평가는 높으며, 독일 낭만파가곡의 반주서법(伴奏書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슈베르트는 생전에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초연은 슈베르트 사망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그의 선배였던 바리톤 요한 포글(Johann Michael Vogl)에 의해서 이뤄졌다. 우리나라에는 <겨울 나그네>로 알려져 있지만, 독일어 Reise는 나그네가 아니라 여행, 방랑 등의 의미이며, 영어권에서는 Winter Journey 로 표기하는 만큼 실제 의미는 <겨울여행>이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나그네>가 더욱 시적인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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